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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꿈

VOL.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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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모두 한라산이다

한라산을 담은 화가 백성원

색감, 터치, 빛에 반사된 자연, 화가 백성원 작가의 작품 앞에서 인상주의 화가 모네를 떠올렸다. 수백 번 덧칠했는데, 일렁이는 자연의 빛에
맘이 술렁거렸다. 그의 그림은 제주의 자연의 시적으로 해석해 웅장하게 때론 몽환적으로 표현한 백성원표 한라산 교향곡이다.
글. 박라미 / 사진. 정익환

제주 자연의 어머니, 한라산

“제주도 섬 전체가 한라산이죠. 성산 일출봉, 비양도와 차귀도, 마라도까지 우리가 밟고 서 있는 길, 숲, 밭, 오름 등 제주의 모든 땅이 ‘제주 자연의 어머니, 한라산’이고 옹기종기 있는 오름 또한 한라산 어머니가 보듬고 있는 아기들이죠. 저의 ‘화산도’ 역시 한라산입니다. 제주만의 특성인 화산은 폭발 당시는 엄청난 파괴지만 화산재는 생명을 잉태하는 땅이 됩니다. 화산재는 검지만 생명이 꿈틀대는 동맥처럼 검붉은 땅으로 모든 생명이 태어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곳, 생명의 땅, 한라산입니다.”
한라산을 그리는 화가 백성원 작가는 그림을 그리다 온종일 한라산만 바라보기도 한다. 제주에 살면 어디를 가든 습관처럼 한라산을 찾게된다. 제주 사람들은 어디서든 보이는 한라산이 방향의 지표이고 북극성이다. 그의 그림은 ‘파워풀한 에너지’와 ‘판타지’가 조화를 이룬다. 작은 그림에서 느껴지는 대지의 에너지는 100호 이상의 그림에서 주는 힘이 있다. 세밀한 붓 터치인데 파워가 느껴지고 풍경화인데 실내악이 아닌 웅장한 교향곡의 울림이 느껴진다. 때로는 고요하게 때로는 몽환적으로 태양처럼 불타고 노을처럼 녹아들게 그려진 제주의 자연은 판타지 그 자체다. 백성원 작가는 계절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한라산이 모습을 그만의 시선으로 그려냈다. 대지는 힘이 있고 하늘은 몽환적인 꿈결 같은 빛으로 표현했다. “나고 자라면서 본 풍경, 앞으로 계속 살아갈 풍경을 계속 그릴 것입니다. 동서남북 한라산의 모습, 그리고 멀리서 본 풍경, 가까이 들어가 깊숙이 본 풍경 등 다양한 한라산의 모습을 그리고 싶습니다.”
서우봉해변(2015)

해장국 끓이는 화가

대학에서 미술 전공한 그는 청년작가로 활동하다 건축 인테리어, 가구제작 등 일을 했다. 동양화를 전공한 아내와 분식점, 중국집을 운영하다 그만두었다. 자신만의 식당을 해보자 결심하고 어머니 집 1층에 직접 인테리어 해 2010년 해장국, 내장탕, 곰탕을 메뉴로 ‘양대곱’이라는 식당을 차렸다. 맛집으로 소문나면서 경영은 안정적이었는데 특허 문제에 부딪혀 간판을 내렸다. 이후 그는 자신을 이름을 딴 ‘백성원 해장국’으로 다시 시작했다. 해장국을 끓이다 주방 뒤 한 평짜리 슬레이트 아틀리에에서 붓을 들었고 그 이후 해장국집 상설전시회도 열고 개인전도 열며 ‘해장국 끓이는 화가’라는 별칭도 얻었다. “여러 색을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좋은 작품이 나오듯 음식도 재료를 갖고 하는 예술이라 생각했습니다. ‘백성원 해장국’은 제 이름을 걸고 한 것이기에 정성을 다해 해장국을 끓였죠. 식당은 저에게 삶의 터전이자 예술 공간이었고 ‘해장국을 끓이는 화가’는 제 인생 스토리입니다.” ‘맛 좋다’는 평에 제법 잘 운영되어 이제 지인에게 맡기고 부인은 미술학원을 그는 전업 화가로 돌아와 의욕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백성원 작가는 개인전 ‘해장국 끓이는 화가’, ‘자연제주’를 열었고 제주도 청년작가전, 코삿헌 특별초대전 ‘자연제주’ 등에 참여했다. 2018년에는 제주 문화예술진흥원 제주 우수청년작가로 선정됐다. 그의 '영실기암도'는 한라산 영실기암을 금강자도와 같은 원형구도로 묘사하는 등 개성적인 관점으로 독특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삶에 바빠 그림을 못 그린 시간은 있었지만 그 또한 자기 인생의 길로 생각하고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그 열정을 꾹꾹 눌러 담아 더 열심히 그림을 그리겠다고 다짐한다.
  • 하도리지미봉(2016)
  • 수련(2015)

자연을 터치와 일렁임, 음악적인 선율로 담다

백성원 작가는 자연을 세심하게 관찰해 자신만의 색과 질감으로 표현한다. 한라산, 오름, 하늘을 표현한 색감과 터치는 모네, 드가, 르누아르 같은 인상주의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과 빛의 흐름을 여러 색으로 표현했는데 빛에 물든 풍경, 흩날리는 듯한 터치로 자연은 생동감 있게 살아나고 몽환적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어리연이 피어있는 풍경’과 ‘수련’ 시리즈는 작품 하나하나가 클로즈업된 구도다.
“어리연못과 수련 시리즈는 물에 비친 빛, 초록의 일렁임, 구름, 하늘이 물에 비춰 일렁이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숲의 에너지가 물에 비치는 모습을 저만의 느낌으로 표현한 것이지요. 사물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변주되는 생각으로 자연을 터치와 일렁임으로 음악적인 선율로 담고 싶었습니다.”
그의 그림은 수많은 터치로 완성된다. 그래서 한 작품에 1년 정도 오랜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색을 칠하고 밀어내고 덧칠하고 긁어내고 또 칠하고 수백 번의 붓 터치로 세밀하게 집중해서 만들어낸 색이다. 그래픽으로 말하면 레이어가 100개가 넘는 것이다. 색 뒤에 색이 있고 또 색이 있고 그러면 그 색은 자연의 빛으로 탄생한다. 그러면서도 붓질한 색은 세밀하고도 촘촘한 밀도가 느껴지는데 그가 그림 한 작품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그렇게 탄생한 하늘빛이라 유화 물감이라기보다는 자연을 그대로 떼어다 캔버스에 놓은 듯 색 빛이 오묘하다. 그의 캔버스 속 한라산은 더 에너지가 넘친다.

그의 영원한 뮤즈, 한라산

“제주의 자연은 사계절 다양한 형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맑은 날에도 흐린 날에도 혹은 비가 오거나 태풍의 거센 바람이 불어도 아름다워요. 진정한 힐링은 자연 속에서 얻어지더군요. 제주 자연 소재는 무궁무진합니다. 눈을 감아도 떠오르는 가슴속 깊이 기억된 제주의 순간순간들, 아직 발견하지 못한 한라산의 아름다움을 저만의 화풍으로 더 그려보고 싶습니다.” 한라산을 모습을 멀리서 또 그 속살을 그리고 싶다는 그는 오늘도 그림을 어떻게 그릴까 생각하며 한라산을 바라보고 있다.
제주 자연 소재는 무궁무진합니다. 눈을 감아도 떠오르는 가슴속 깊이 기억된 제주의 순간순간들,
아직 발견하지 못한 한라산의 아름다움을 저만의 화풍으로 더 그려보고 싶습니다.